<재래시장을 살리자>평택 안중시장
몇년전만 해도 발디딜 틈없이 주민들이 몰리면서 10원이라도 깎아보려는 아낙네들의 목청과 온화한 웃음으로 이들의 흥정을 받아넘기던 주인아주머니들의 인정이 함께 어우러져 사랑이 넘쳐나던 평택시 안중면 안중리 재래시장.
하지만 이곳은 이제 주민들의 발길이 끊긴채 설렁한 상가에 60을 훨씬 넘긴 몇몇 할머니들만이 나와 담소를 나눌뿐 수개월째 방치된 빈상점은 주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시장 침체로 문의조차 없는 실정이다.
안중시장은 평택시 서부 5개면 5만6천여 주민들이 인근 농·어촌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의 직거래 등으로 자연히 형성됐으며 현재 의류 55개 점포와 생선·건어물 36,청과·야채 70, 신발·잡화 35, 기타 126개 점포 등 총 322개 점포가 산재돼 있다.
그러나 지난 96년 유통시장의 개방이후 급속한 시장구조 개편으로 구매력이 대형백화점과 할인점으로 소비욕구가 양극화되고 교통수단의 발달과 인터넷 홈쇼핑 등 정보화 발달에 따라 소비형태가 변화되면서 재래시장 상권의 입지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3년여동안 이곳에서 순대를 비롯, 떡볶기·돼지족발·튀김·돼지머리 눌림고기 등을 판매해 왔다는 박영애씨(45·여)는 “3년전만해도 1일 총매출액이 30여만원이었으나 현재는 10만여원도 벌기 힘든 실정”이라며 푸념했다.
이같은 현상은 건물 등 점포시설의 노후와 주차장 부족, 도로협소, 시장내 도로 미개설로 인한 교통혼잡, 공중화장실과 휴식공간 등 편의시설 전무로 외적인 소비형태와 함께 내적인 취약점이 기존상권을 위축하는 또하나의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안중지역을 비롯한 서부권 지역에 택지·공업단지·평택항 개항 등으로 지역개발에 따른 배후 거점의 재래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어 새로운 유통변화에 대응할 다각적인 활성화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오는 8월 개항하게 될 카페리호 취항시 외국인들이 이곳 안중시장으로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관광시장으로서의 활성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따라 평택시는 16억4천200만원을 투자, 오는 2002년 2∼5월까지 고흥상회에서 경기정육점, 새마을 금고까지 차양막 설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2002년 2월∼2003년 11월까지 고흥상회-경기정육점, 우일방앗간-시장간 시장진입로를 개설할 방침이다.
이는 시장상인들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그동안 예산문제 등으로 제약을 받아 왔으나 이 공사로 인해 우천시 쇼핑 편의제공과 야간조명 시설로 밝고 쾌적한 시장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안중재래시장 번영회
안중시장의 번영을 위해 지난 86년 창립한 번영회는 그 모태로 새마을 금고를 창설, 안중지역 제2금융권으로서 지역민들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서민은행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시장내의 도로확장 공사 등으로 보다 나은 환경속에서 상품 구매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제점
▲시장시설이 노후하고 무질서한 점포 밀집, 청결·위생관리 미흡 등으로 쾌적한 쇼핑분위기 저해 ▲고급 브랜드 상품이 없고 유통단계가 많아 가격경쟁력 면에서 할인점보다 열악 ▲영업방식을 상인중심으로 행하고 있고 고객중심의 서비스 부족 ▲휴게실, 화장실, 주차장 등 고객편의 시설 부족 ▲생업위주의 점포경영으로 고객관리 미흡, 불친절, 카드미사용, 반품·환불의 어려움 등 대고객 서비스 부족 ▲적은 면적에
다수인의 토지소유자가 공동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상가신축이 거의 불가능한 점이 대두되고 있다.
■활성화 방안
재래시장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각 상점마다 상품구색 갖추기를 비롯해 일관성 있는 상품진열, 인적 서비스 향상, 상점의 청결유지, 카드가맹, 철저한 고객관리, 점포시설 개선, 제품의 신선도 유지가 선행돼야 한다.
이와함께 공동대처 방안으로는 공동구매와 공동배송을 비롯, 시설의 현대화·가격표시제 실시·공동 AS센터 운영·공동 점포화·점포 재배치·쇼핑센터화·영업시간 연장·협업화된 슈퍼마켓·주차장 확보·시장브랜드화·서비스 공간 설치운영·이벤트홀 설치·핵심점포 운영 등이 필요하다.
<인터뷰>시장번영회장 김완태
“평택항 개항과 함께 카페리호 취항으로 외국 관광객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관광객들이 구매욕을 느낄 수 있는 안중시장으로 변모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해 11월 번영회장으로 취임한 김완태회장(47)을 만났다.
-안중시장에 대한 애착심이 남다를 것같은데, 앞으로 사업방침이 있다면.
▲지난 79년부터 20여년의 세월을 이곳에서 철물점을 시작으로 싱크대 대리점과 가스 판매점을 운영해온 터라 안중시장이 나의 삶의 터전이 돼왔다. 번영회장이 된이후 안중 민속시장의 정비와 함께 업종별 간담회를 통한 선진시장 정착, 소규모 점포개선자금 지원요청, 시장내 화장실 건립 등 수많은 활성화 방안을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날릴 수 있는 방안은.
▲서비스를 비롯한 품질보증, 안정된 물품 가격, 친절도 등에 대한 개선으로 선진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관광지로서 이름을 날리고 평택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추억에 남을 관광시장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시장으로 번영시킬 계획이 있다면.
▲시장의 주요고객인 여성단체 회원들의 단합대회와 각종 이벤트 행사 등을 펴 재미있고 유익한 시장으로 전환하겠다.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는 시장을 만들어 무한경쟁시대에 주민들 마음속에 우뚝 선 시장으로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