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면주민자치회, “지명과 무관·변경해야” 주장

시, “LH와 재검토 협의 후 변경여부 결정할 것”

▲ LH가 조성한 동말근린공원.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고덕신도시에 조성한 ‘동말근린공원’과 ‘아홉거리근린공원’은 ‘동말’이나 ‘아홉거리’ 지명과 무관한 것으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평택시에 따르면 LH는 고덕동 일원에 3만3천224㎡와 7만8천792㎡ 규모의 동말근린공원과 아홉거리근린공원을 각각 조성해 지난 9월 27일 관리권한을 평택시에 넘겼다.

이와 관련 고덕면주민자치회(회장 현광수)는 지난 20일 동말근린공원과 아홉거리근린공원은 해당 지명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명칭을 변경해 달라는 민원을 평택시에 제기했다.

 ▲ LH가 조성한 아홉거리근린공원.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이들은 “해당 공원이 위치한 곳은 신도시가 개발되기 전에 당현1리(원당현) 구역으로 주민들은 댕당이라고 불렀던 언덕”이라며 “현재 예비군훈련장으로 사용되는 산 이름도 댕당산으로 표기된 것은 공원지역이 댕당이라는 고유지명이 있었음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동말이라는 지명의 경우 “안재홍 생가가 있는 두릉3리(계루지) 마을의 동편마을을 칭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해당지역에는 마을은커녕 인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아홉거리 명칭도 마찬가지다. “예전 갈평부락과 청북면, 율포리, 당현3리를 향하던 네거리를 이른 것으로 현재 신안 인스빌 아파트와 알파탄약고 정문 사이에 있던 곳”이라며 아홉거리공원 위치와 관계가 없다고 했다.

▲ 네이버지도에 표시된 동말근린공원과 고덕면주민자치회가 본래 아홉거리라고 주장하는 신안 인스빌 아파트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네이버지도 캡처    ⓒ평택저널

남기택 고덕면주민자치회 역사·마을공동체 분과위원장은 “지명은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성, 그 지역의 현상 등을 설명해 주는 고유한 이름으로 수백 년 주민 간에 이뤄진 합의”라면서 “현재 지명인 동말공원과 아홉거리공원은 그와 무관하기 때문에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광수 고덕면주민자치회 회장은 “고덕면주민자치회는 동말공원과 아홉거리공원의 명칭 변경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고덕면주민자치회는 주민들이 원하는 명칭으로 변경될 때까지 지속적이고 더욱 적극적인 방법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평택시는 30일 고덕면주민자치회에 보낸 회신 공문을 통해 “2개 공원은 고덕국제화계획지구 택지개발사업으로 조성된 것으로 시행자인 LH가 명칭 제정을 위한 학술연구용역을 추진해 제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덕면주민자치회의 의견 검토를 위해 LH와 협의하여 현재 공원 명칭에 대한 재검토를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재검토 이후 명칭 변경이 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관련 절차를 거쳐 공원 명칭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