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서식지 관리 부실 한 마리도 확인 안돼… “市, 생태환경 정책 강화를”

미군기지 평택 이전 확장 부지에서 서식하던 멸종위기 동물(Ⅱ급) ‘금개구리’ 1천500여 마리를 10여년 전 대체서식지로 옮겼으나 현재는 한 마리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진 왼쪽)대체서식지인 평택 현덕면 덕목리 덕목제 습지 모습. 평택에 서식했던 금개구리.
미군기지 평택 이전 확장 부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동물(Ⅱ급) ‘금개구리’ 1천500여 마리가 대체서식지로 옮겨졌지만 10여년이 지난 현재 한 마리도 확인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최대 금개구리 서식지로 추정되었던 부지에서 무더기로 포획해 옮긴 대체서식지에 대한 관리 소홀 등으로 수 년 동안 금개구리 개체가 확인되지 않아 비상이 걸린 것은 물론 시의 ‘생태환경’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20일 평택시와 국방부 등에 따르면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은 지난 2005년 10월부터 2007년 2월까지 팽성읍 동창리 등 미군기지 이전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에서 멸종위기 동물인 ‘금개구리’ 서식을 확인했다.
이에 국방부는 1억5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서울대 수의과대학 연구원과 용역계약을 체결한 뒤 2년 동안 금개구리 1천500여 마리(올챙이 포함)를 붙잡아 대체서식지인 현덕면 덕목리 소재 덕목제 습지에 방사했다.
국방부는 당시 평택 미군기지 이전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금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방사된 금개구리의 생태가 안정될 때까지 대체서식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대의 모니터링 결과, 1차년도인 2007년 205개체이던 금개구리는 2008년 1천127개체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5년 후인 2013년에는 4개체, 2014년 14개체, 2015년 71개체로 크게 줄어들었다. 게다가 10년차인 2016년도에는 단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시가 지난 2017년 시행한 ‘덕목제 멸종위기종 (양서류) 대체서식지 보전복원사업’ 모니터링에서도 금개구리를 한 마리도 관찰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역 생태환경 전문가 등은 시가 대체서식지 관리ㆍ보전에 손을 놓아 금개구리 개체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장했다.
김만제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소장은 “덕목제 습지에 방사된 금개구리가 모두 죽었는지 최종 판단은 야간 관찰을 비롯해 좀 더 시간을 두고 확인해야 한다”면서 “개발이 급격하게 이뤄지는 지역 특성을 고려할 때 시가 생태환경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현안 문제가 많아 생태분야 정책과 조직이 미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금개구리 서식지 유지, 관리 업무를 본청에서 하는 것을 비롯해 조직개편에 생태환경팀 신설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