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승인 2002.09.17
초점/훔친차량 200여대 버젓이 캄보디아 수출
지난 14일 25억원대의 훔친 차량 200여대를 개조, 부산항을 통해 캄보디아로 수출해 온 일당 8명이 경찰에 검거된 사건은 각 항만 수·출입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용의자 현모씨(43) 등은 지난 1월5일부터 최근까지 훔친 차량을 개조한 뒤 중고 의류를 수출하는 것처럼 속여 캄보디아로 수출해 왔으나 세관에는 단 한 차례도 적발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현씨 등이 세관에 걸리지 않고 통관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중고 자동차의 경우 세관에서 100% 확인하고 있지만 중고 의류는 사전에 정보 등이 없으면 2% 정도만 약식으로 검사하는 현 세관업무를 교묘히 이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씨 등이 부산시 소재 B관세사무소에 지난 11일 납부한 통관 수수료 세금계산서에는 중고 의류 감정가격이 3천512여만원으로 산정돼 세액을 포함, 5만7천여원의 통관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기재돼 있어 어떻게 물품을 보지도 않고 통관세금이 산정됐는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다 현씨 등이 수출한 부산항은 국내 1위, 세계 3위를 자랑하는 국책항만으로 국내 컨테이너 물동량의 80% 이상을 관장함에 따라 인력 및 장비 등이 국내 다른 항구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데 있다.
이에 따라 인력과 장비 등이 전무한 국책 신규항만인 평택항, 광양항 등은 컨테이너 수출의 경우 수출통관이 형식에 그치고 있음을 입증해주고 있어 보완대책 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은 “중고자동차가 중고 의류로 둔갑돼 1년이 넘게 수출됐는데도 세관에서 몰랐다면 무기를 비롯한 마약까지도 수출입이 가능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세관 및 관세사무소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 또 다시 이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함은 물론 문제가 드러난 부분에 대한 대책이 신속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